글짓기 가족에 얽힌 추억
까칠맨님의 구독자 200명 기념 까칠한 이벤트의 주제가 가족입니다. 가족. 참으로 가까우면서 표현하기는 조금 어색한 주제입니다. 너무 가깝기 때문에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어렵죠. 저는 이와 똑같은 주제를 옛날에 한번 받은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었지요. 학기 초에 선생님이 국어 시간에 글짓기를 한다고 해서 열심히 원고지를 묶어서 갖고 갔습니다. 글짓기의 주제는 바로 '가족'. 가족에 대한 어떤 이야기라도 좋다. 표현할 수 있는 그대로 써라. 분량은 200자 원고지 8장 정도. 8장 정도 쓰라고 하셨지만, 실제로 8장을 넘긴 아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3~4장 정도. 제가 7장(그것도 7장째에는 위에 두 줄만 썼지요. ^^;)이라는 대단한 분량을 썼습니다.
저는 가족이라고 주제를 받자마자 딱 3분 정도 생각하고 아무 사심 없이 제목을 '우리 가족'이라고 지었습니다. 글짓기를 할 때, 제목에 인상을 주기 위해 잘 짓는게 좋다고 하셨지만, 제 머리에는 이전부터 바이너리(binary)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나은 선택을 한다는건 불가능 했습니다. 이걸 아는 데까지 딱 3분 안에 모든 부분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제목에 어울리게 가족 소개를 하나씩 써 나갔죠. 이때 전략이
- 내 능력으로 한가지 이야기를 사용하여 8장을 채우기는 힘들다
- 잘 아는 내용을 쓰는게 좋다고 하셨다
- 가족 구성원들의 생활을 글로 쓰면 대충 될 꺼 같다
- 첫 장은 제목과 소속, 이름을 쓰면 반은 안 써도 되니까 이 부분에는 부담이 없다
- 처음부터 가족에 대한 나열은 재미 어색하니까 간단하게 가족들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 한 명당 원고지 1장을 넘기면 기본 4장이 추가 된다
- 함께 살고 있지는 않지만 자주 오는 가족을 추가해보자 (4인 구성에 외할머니 추가)
- 부족하다면 친척들 이야기까지 다 써서 분량을 만들어내는거다
- 가족이라면 역시 사랑 이야기가 있어야겠지 (소재 고갈!)
- 부모님이 맞벌이 하느라 서로 얼굴을 볼 일이 없어서 다른 가족들에 비하면 어색하지만 화목한 가정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마무리
였습니다. 실제로 공책 맨 뒤에 이런 전략을 써둔 후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에 촉박하게 겨우 써서 제출하고 다음 주에 발표 시간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가족이라고 주제를 줬는데, 다들 너무 어렵게 생각한 거 같다고.. 글짓기는 쉽게 쓰면 된다고 하시면서 공부도 잘하는 김양(이름은 기억 안 나서 김양인 겁니다. 전교에서도 공부 상당히 잘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의 글짓기를 한번 읽어보라고 하시더군요.
김양의 글은 거의 소설 수준이었습니다. –_-a 14장을 넘은데다가 매우 매끄러운 현장감의 표현이 놀라웠습니다. 특히 매끄러운 표현과 많은 단어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남다르게 느껴진 글이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가족 간의 다툼이 있던 일을 글로 표현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읽어보라고 한 아이가 윤군(역시 이름이 기억나지 않음. 성은 대충 맞을 것임)이었는데, 윤군의 경우에는 공부는 중상 정도였지만, 상당히 의외로 말빨이 좋았기 때문에 글이 매끄럽게 나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자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러운 맛이 느껴졌으니까요. (역시 10장을 가볍게 넘긴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글을 쭉 다 읽어보면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글을 읽은 느낌을 말씀하시더군요. 앞에 아이들은 내용적인 면에서는 다른 친구들과 비슷할 거라고요. 김양과 윤군은 표현하는 방식에서 살아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좋았다고 하시더군요. 이런 표현법의 핵심은 바로 대화체입니다. 이후 물어보니 큰따옴표로 대화를 넣어버린 거죠. 윤군은 이점을 간파하여 분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했더군요. (그래서 앞에서 읽을 때에는 대단히 짧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발표한 아이들을 비롯하여 많은 애들이 가족과 있었던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써나가는데 이런 사건이 아니여도 글을 쓸 수 있다고 하시면서 저를 지적하시는 겁니다. 저는 수줍은 아이였는데 이런 발표를 시키시다니요. 선생님은 떡잎을 알아보신 겁니다. –_-a
이 시간이 지나고 주위에 있는 애들에게 어떤 주제를 갖고 썼냐고 물어봤더니, 가족이라는 주제보다는 아버지와 있던 일, 어머니와 놀러 갔던 일과 같은 일, 동생이나 언니/형과 싸워서 야단 맞았던 일과 같은 사건들을 썼더군요. 제가 제 표현 능력으로는 절대 길게 표현하지 못할 부분이라고 잡았던 부분을 피해 썼으니 제가 특이하게 보였던겁니다. 저는 정상인의 길을 가지 못한 듯
참고로 이 글짓기의 내용은 나중에 학부모 면담 때 소중한 자료로 쓰인 걸로 압니다. (바꿔 말하면 부모님도 읽어보셨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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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구독자 200명 기념 까칠한 이벤트를 합니다. ^_^
Tracked from 까칠맨의 버럭질! 2009/05/15 17:20 삭제까칠맨입니다. ^^ 오랜만에 이벤트 포스팅을 하는군요.... 그 동안 두세차례 이벤트를 했었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지속하지 못했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부족한 저의 글을 구독하고 계시어 이에 감사의 말씀을 전할까 합니다. 얼마전에도 예고를 했었기에.....ㅎㅎ 꼭 해야죠....약속이니까요... 2009/04/22 - [까칠한 소리] - 까칠한 이벤트 예고제!! ^_^ 참여하시는 방법입니다. ▶ 일시 : 지금부터 ~ 5월 22일(금) 자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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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이벤트 당첨자입니다.
Tracked from 까칠맨의 버럭질! 2009/05/24 17:42 삭제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하루하루입니다. 당장 내일부터 일이 손에 잡힐까 하는..... 2009/05/04 - [까칠한 소리] - 구독자 200명 기념 까칠한 이벤트를 합니다. ^_^ 얼마전에 시행했던 제 까칠한이벤트에 많은 분 들이 참여해주시진 않았지만...기다리실 거라 조용히 말씀드립니다. 제가 총 8분께 드리려고 했는데...이벤트 방법이 어려워서였는지..ㅡ,.ㅡ 5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공식 도우미 마눌님께서 죽~ 보시고 바로바로 선정을 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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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옴표로 원고분량 늘리기 전략..ㅎㅎ
생각이 참 귀여워요~ ^ ^
아참~ 데굴님 저 내일 도봉산 등산가는데 한마디
조언좀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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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맨님의 구독자가 200밖에 안되나요? 저는 한참 더 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야후 순위가 0위군요...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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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작가는 음악이나 타예술처럼 신동이 없는 것보면...
타고난 능력에 삶이란 경험과 철학을 플러스 알파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원래 까칠하지만 ㅋ 글재주가 있으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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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네요... 근데 기억이 자알....
졸업한지 너무너무 오래된 탓일까요? ㅡ,.ㅡ








